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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활용법

국립중앙박물관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특별전 토우전 관람 후기

by 박물관 탐험가 2023. 7. 20.

네이버 예약을 통해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 상형토기와 토우장식토기 티켓을 구매하였습니다. 결론을 미리 말씀드리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전시였습니다. 그 당시의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특별전 입구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특별전 입구

 

 

국립중앙박물관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특별전 관람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특별전시는 고대 신라와 가야의 무덤에 부장품으로 사용되었던 흙으로 빚어만든 토기 중에서 상형토기와 토우장식토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국립김해박물관, 함안박물관, 창원대학교 박물관 등에 전시되거나 보관 중인 다양한 상형토기, 토우장식토기들을 모아서 특별전을 여는 것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영원한 여정&#44; 특별한 동행 특별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인트로 전시

 

입구로 들어와서 인트로 전시를 보다가 전시장 쪽으로 가지 못하고, 아이들이 갑자기 입구 오른쪽으로 갔습니다. 시작장애인을 위해 점자출력을 통한 촉각패드를 이용해 도트로 표현하는 그림을 그리는 장치가 있었는데, 컴퓨터로 그리는 것으로 생각하고 한참을 뭔가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유물의 복제품모형들을 손으로 직접 만져보면서 촉각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옆에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꽤 오래 아이들과 있다가 결국 입장한 지 40분 만에 전시장 쪽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유물 복제품 모형 촉각체험
유물 복제품 모형 촉각체험

 

「이번 전시에는 인물, 동물, 사물의 모습을 한 토기와 토우들이 가득합니다. 삼국시대 특히 신라와 가야의 무덤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모든 무덤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기에 그 의미는 특별합니다. 가까운 이를 보내며 준비한 이 마지막 선물들은 삶을 마무리하는 가장 조용하고 가장 개인적인 공간에 넣어졌습니다.

 

1600년 전 과거를 여행하는 전시이지만 과거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죽음이란 누구나 겪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보내는 과정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삶, 그 사람을 보내는 이들의 삶, 죽음 너머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누군가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 했던 이 특별한 동행자들이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

 

- 전시 프롤로그 발췌 -

 

상서로운 동물 모양 토기
상서로운 동물 모양 토기

 

1부에서는 영원한 삶을 위한 선물, 상형토기 전시가 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함안 말이산 45호 무덤에서 나온 사슴모양 뿔잔, 배모양 토기, 집모양 토기, 등잔모양 토기를 보게 됩니다. 한꺼번에 한 무덤에서 원형 그대로 발견되어, 가치가 높게 인정된다고 합니다. 말이산 45호 무덤 주인의 금동관은 아라가야의 저력을 보여주는 느낌이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간결한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저에겐 상서로운 동물 모양 토기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용 모양으로 만든 주전자 형태로 경주 미추왕릉 C지구 3호 무덤에서 발견된 보물입니다.

 

각종 뿔잔, 말머리 모양 뿔잔, 사슴모양 뿔잔 등이 있었는데, 바이킹이 들고 마셨다는 뿔잔보다 더 우아하고 멋졌습니다. 상품화되면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짚신 모양 토기
짚신 모양 토기

 

짚신 모양 토기와 짚신과 함께 바치는 잔을 보니 먼 길(저승) 떠나는 이의 발걸음에 잘 가라는 기원이 담겨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별의 모습을 여러 방법으로 표현한 고대인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인상적이었습니다.

 

 

새 모양 토기와 들판 화면
새 모양 토기와 들판 화면

 

오래전부터 농경사회에서는 새를 숭배하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고대인들은 영혼을 하늘로 날아가게 하려고 새 깃털을 장례에 사용했다고 합니다. 새 모양 토기는 3세기 후반부터 경주를 시작으로 주변지역으로 퍼져갔습니다. 다양한 지역에서 새 모양 토기가 출토되었는데, 들판 영상을 배경으로 하여 배치된 새 모양 토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 좋은 배치라고 생각됩니다.

 

기마 인물형 토기
기마 인물형 토기

 

말은 고대사회에서 최고의 교통수단이자 전쟁과 운송에서 가장 중요한 물자였습니다. 장례문화에도 이러한 인식이 반영되어 말 탄 사람 토기와 말모양 토기를 무덤에 묻었고, 말 그림을 토기에 새겨 장식하기도 하였습니다. 말 탄 사람 뿔잔과 기마 인물형 토기는 어렸을 때부터 너무 좋아했었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오늘날 도예명장이 기마 인물형 토기를 다시 재현하는 영상도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등잔 모양 토기
등잔 모양 토기

 

집과 등잔은 내세에서도 계속될 따뜻하고 안락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집모양 토기들은 죽은 이가 다음 세상에서 살아갈 영원한 삶의 공간으로서 안식처가 되길 바라며 장송의례에 사용되었을 것입니다. 등잔 모양 토기는 등잔의 밝은 빛으로 떠나는 이에게 길을 안내하고 어둠을 밝히는 의미로 넣었을 것입니다. 영원히 살아갈 공간에서 안식을 주는 의미로 집과 등잔 모양 토기를 넣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당시 집 모양을 보면 아늑함이 보입니다. 등잔 모양 토기를 보니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이동과 운송을 위한 수레 모양 토기도 많이 있었습니다. 좋은 것을 많이 싣고, 멀리 가는 길 편하게 가라는 의미가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배 모양 토기가 많은 것을 보니 당시 사람들이 배로 강과 바다를 다니며 무역과 이동을 많이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배 모양을 보면 강뿐만 아니라 먼바다도 나갔을 것입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배모양을 보면 당시 사람들의 조선술이 꽤 발달했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다양한 토우장식 토기
다양한 토우 장식 토기

 

2부에서는 헤어짐의 이야기, 토우장식 토기 전시가 있습니다. 토우는 흙으로 만든 인형입니다. 선사시대부터 실물을 본떠 만드는 것은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무덤에서 장송의례에 사용된 것은 신라 경주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무덤을 만들고 매장을 하며 일정한 절차에 따라 의례가 진행됩니다. 그 의례에는 떠나보낸 상실감을 노래와 춤으로 함께 극복하고 삶을 회복하려는 축제의 의미도 같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신라의 토우장식 토기에는 이러한 공동의례 장면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동물이 등장하는 장면, 장송의례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모습,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등이 시간이 멈춘 것처럼 토우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함께 한 순간들>이라는 주제로 토우장식 토기를 나름 주제별로 분류하여 전시하였습니다. 하나하나 찬찬히 들여다보니 지금 우리의 삶과도 많이 다르지 않은 그들의 삶에 뭉클함을 느끼게 됩니다,

 

 

 

대릉원 토우장식 토기와 목걸이
대릉원 토우장식 토기와 목걸이

 

토우장식 토기를 넣은 무덤은 돌무지덧널무덤과 돌덧널무덤이며, 대부분 경주 대릉원과 그 주변에 위치합니다.

 

토우장식 토기에는 죽은 이의 영혼을 잘 보내고 사후세계에서도 현재와 같은 삶을 살기 바라는 재생, 탄생, 부활의 상징들이 표현되었습니다. 삶과 죽음이 단절되지 않고 죽음이 또 다른 삶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남아있는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슬픔을 축제 같은 의례를 통해 재생의 의미로 승화하였습니다.

 

토우가 연주하고 있는 현악기 또는 관악기를 보면서 신라 사람들의 음악과 흥을 생각하였습니다. 춤추는 토우의 모습을 보면서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신라사람들의 공연예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기쁜 일이 있을 때도 슬픈 일이 있을 때에도 음악과 춤은 그들의 삶에 함께 했을 것입니다. 장송의례는 헤어짐의 축제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토우부장경호 항아리
토우부장경호 토우장식 항아리

 

 

토우장식 항아리에는 가장 상징적인 인물과 동물들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한 편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개구리의 뒷다리를 무는 뱀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표현되어 있고, 현악기를 연주하는 여자, 성적인 장면, 지팡이를 든 남자, 새, 물고기, 육상동물 등이 보입니다. 이 이야기는 재생과 탄생, 생명을 의미하는 것으로 죽음과 부활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동물의 행렬 그림을 새긴 굽다리 긴목 항아리, 활을 들고 말 탄 사람 그림을 새긴 뚜껑 등은 무늬와 패턴이 아름다웠습니다.

 

신라는 6세기에 들어와 새로운 통치이념으로 불교를 받아들였습니다. 생명이 있는 것은 업보에 따라 다른 존재로 태어나는 윤회의 불교적 세계관을 받아들이면서 거대한 무덤은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껴묻거리를 성대하게 묻는 전통도 자취를 감추고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 역시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전통신앙을 통한 장송의례가 없어졌다고 예상됩니다.

 

무덤에서 죽은 이를 기리는 것은 토용으로 계속됩니다. 토용은 그릇이나 장식이 아닌 독립된 상입니다. 새로운 형상의 장송의례용 토용이 무덤에 묻히는 등 사회의 변화에 따라 장례의 모습 또한 변합니다.

 

죽음의 순간을 지키는 사람 토우
죽음의 순간을 지키는 사람 토우

 

이번 토우전에서 가장 저를 떨리게 했던 전시물이었습니다. 얼굴에 천을 덮은 주검을 보며 슬퍼하며 통곡하는 여인의 모습을 보며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애달픈 마음이 저에게까지 울려 퍼졌습니다. 자식 잃은 어머니의 마음, 남편을 잃은 아내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작고 조악한 진흙 인형이지만 그 당시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상형토기는 동물과 사물을 주로 본떠 만들었고, 토우장식 토기의 주인공은 인물과 동물입니다.

 

상형토기는 신라, 가야의 여러 지역에서 발견되지만, 토우장식 토기는 신라의 중심지 경주에서 대부분 발견됩니다.

 

상형토기는 3세기 중반 이후, 토우장식 토기는 5세기에 유행하였다가 6세기에 들어서면서 점차 사라집니다.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는 서로 모양은 다르지만, 이것들을 빚어 무덤에 넣을 때의 마음은 모두 같았을 것입니다.

 

 

「무덤 속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는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그들에게 죽음은 영원한 이별이 아니었다는 것을. 삶의 또 다른 이어짐,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 전시 에필로그 -

 

 

집으로 가져온 기념품
집으로 가져온 뮷즈 굿즈와 엽서

 

국립중앙박물관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특별전 후기

아이들에게는 내셔널갤러리 특별전보다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토우 특별전이 훨씬 좋았습니다.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입구 앞에서 40분을 있었는데, 특별전 관람도 90분 정도를 했습니다. 힘들어하는 기색 없이 재미있게 관람하는 아이들이 대견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번 특별전을 준비하기 위해서 국립중앙박물관뿐 아니라 지방의 국립박물관과 함안박물관 등 여러 학예사분들이 신경을 많이 써서 준비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전시물과 관련된 영상의 품질도 너무나 좋았습니다. 특히 <함께한 순간들>이라는 부제로 토우장식을 모아 놓은 진열대 자체가 스크린으로 바뀌어 보여주는 영상과 토우장식 항아리와 관련된 큰 영상, 새 모양 토기에 관련된 장식장과 영상 등은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관람에 계속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이번 특별전을 준비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작년에 국립경주박물관에 가서 만난 토우삼총사 도랑, 토랑, 이랑(도토리 캐릭터) 캐릭터가 토우였었구나라고 기억한 아이들이 이렇게 토우전 관람과 연결하는 것이 저를 웃음 짓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특별전이 끝나기 전에 다시 한번 아이들과 방문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영상을 올리고 싶었지만, 다른 분들 얼굴이 나와서 다음 기회에 다시 방문하여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꼭 방문하여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토우전을 관람하시기를 강력추천합니다.

 

여름방학 때 내셔널갤러리 특별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특별전 모두 시원하게 즐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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