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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활용법

국립중앙박물관 내셔널갤러리 특별전 관람 후기

by 박물관 탐험가 2023. 6. 13.

일요일 아침에 현장 티켓 구입을 위해 일찍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했습니다. 아직 특별전을 진행하는 초반 기간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 쉽게 티켓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기회가 되시면 일찍 관람하길 바랍니다.

 

국립중앙박물관 내셔널갤러리 기획전시실 입구
국립중앙박물관 내셔널갤러리 기획전시실 입구

 

국립중앙박물관 내셔널갤러리 특별전 관람

이전 특별전 중에서 어느 수집가의 초대,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의 경우에는 현장 티켓 구매를 하는 매표소에 사람이 너무 많았습니다. 얼리버드 덕에 입장을 편하게 했었습니다. 물론, 들어가서 관람할 때 아이들과 같이 관람하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었습니다. 사람도 많고 복잡한 곳에 뭔가를 보려고 북적북적한 것이 아이들 입장에서는 못 마땅했을 겁니다. 코로나가 한창인데 왜 이렇게 몰리는 곳에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아이가 얘기를 한 적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집중력이 떨어져서 빨리 나가자고 칭얼대고, 사람들이 관람하는데 마구 돌아다니려 하니까 안내하시는 분들에게 부모로서 주의를 받아본 적도 많았습니다. 이번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은 안 보면 안 된다, 언제 이걸 보러 가겠냐며 얼리버드 예매를 하려 했는데 그것마저 놓치고, 현장에서 구매를 하려고 가니 내심 걱정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아직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원하는 시간으로 티켓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티켓
영국내셔널갤러리 명화전 티켓

 

이번에는 오디오가이드 없이 큐레이팅 순서대로 천천히 꼼꼼히 읽으면서 명화를 감상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잘 읽어보면서 꼼꼼히 감상하는 것이 내심 힘들 수 있어서 걱정은 되었지만, 예전보다는 더 나은 관람자세를 기대하면서 천천히  보게 되었습니다. 입장부터 사람이 많았는데, 첫 번째 그림에 사람이 몰려서 오디오가이드를 듣느라 그런 것이었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정체되면 주변에 사람이 적은 쪽에 있는 명화부터 감상하시면 좋습니다. 다행히 유명한 작품이 많아서 약간의 사전지식으로 잘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모습을 닮은 신> 섹션에서는 서재에 있는 성 히에로니무스와 성모자와 세례요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림의 크기가 실제로 보았을 때 작은 경우도 있어서 꼼꼼히 주변배경을 잘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서재에 있는 성 히에로니무스
서재에 있는 성 히에로니무스 - 안토넬로 다 메시나
성모자와 세례요한
성모자와 세례요한 - 라파엘로

 

<신화 속 신과 사람들> 섹션에서는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 나오는 그리스 신화 이야기를 표현한 작품이 많았습니다.

 

 

아폴로와 다프네
아폴로와 다프네 - 피에로 델 폴라이우올로

 

머큐리&#44; 큐피드와 함께 있는 비너스
머큐리, 큐피드와 함께 있는 비너스 - 코레조

 

<그림의 주인공이 된 사람> 섹션에서는 르네상스 시기 인물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여러 초상화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붉은 옷을 입은 여인 그림에서 화려한 장신구와 붉은색의 질감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붉은 옷을 입은 여인
붉은 옷을 입은 여인 - 조반니 바티스타 모로니

 

1실의 이야기가 끝나고 잠깐 쉬면서 이곳에서 아이들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1실과 2실의 중간 휴식공간
1실과 2실 사이 휴식공간

 

2실 분열된 교회, 서로 다른 길

첫 번째 그림이 이번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대표작으로 광고에 있는 이 그림입니다.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 카라바조

 

 

<종교개혁과 가톨릭 교회의 변화>에서는 청금석 안에서도 가장 비싸고 아름다운 파란색을 표현하는 울트라마린이 잔뜩 들어간 그림이 너무나 아름다운 성모를 표현하였습니다. 마치 어제 그린 것 같은 아름답고 선명한 작품입니다.

기도하는 성모
기도하는 성모 - 조반니 바티스타 살비

 

초상화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소년, 레드보이는 그 색깔도 아름다웠고, 그림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찰스 윌리엄 램튼 레드보이
찰스 윌리엄 램튼(레드보이) - 토머스 로렌스

 

마지막 섹션의 인상주의 그림은 이렇게 가까이서 응시하면서 본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림이 생각보다 작아서 샅샅이 그 색과 질감을 느끼려고 유심히 봤습니다.

풀이 우거진 들판의 나비
풀이 우거진 들판의 나비 - 빈센트 반 고흐

 

다행히 2시간 정도 천천히 잘 관람하였습니다. 내심 아이들을 걱정했는데 고맙게도 잘 참고 봐줘서 고마웠습니다. 52개 작품을 하나하나 집중하면서 보는 것이 이제 좀 컸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작품을 보호하는 액자를 보면서 액자와 명화가 어우러져 예술작품이 된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거장의 시선&#44; 사람을 향하다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출구

아직은 많이 붐비지 않은 편이고, 현장에서 티켓을 사는 것도 복잡하지 않으니 빨리 오셔서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국립중앙박물관 내셔널갤러리 특별전 후기

아이가 집에 오면서 약간은 철학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그림을 왜 보는건지, 영국 내셔널갤러리에서 온 명화라고 해서 보기는 했는데, 이쁘고 좋은 그림도 많기는 한데 그림을 유심히 보면서 뭔가 한숨을 쉬거나 감동하는 표정을 짓는 사람이 있는데, 자신은 그 감정을 못 느끼는 거 같다고 합니다. 그림에서 그런 것을 느껴야 되는 거냐고 물어봅니다. 솔직히, 엄마, 아빠도 잘 모른다고 얘기했습니다. 좀 더 공부를 하고 뭔가 이해를 해 보려고 하지만 너희와 다르지 않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박물관과 미술관을 가는 것은 알고 있는 것은 더 다른 시야로 보고, 모르는 것은 지식으로만 얻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서도 뭔가 더 느껴보려고 가는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사람들마다 작품을 보면서 느끼는 감동은 같은 가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꼭 뭔가를 똑같이 느끼는 게 정답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예술작품도 돈으로 환산하기 때문에 너희가 자주 보다 보면 정말 돈이 되거나 나에게 큰 감동을 주는 작품을 골라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목적도 있다고 했습니다. 아니면 작품을 보고 내가 하는 일에 큰 영감이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사전지식 없이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을 감상하였고, 저녁때 아이들과 유튜브를 통해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리뷰에 대한 설명을 한 번 들어보면서 그림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작가가 이 시대에서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도 반복하고 들어보면 아이들에게 좋겠지만 강제로 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그림이 좋다, 잘 그렸다 그것도 하나의 감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지식으로 접근하기보다 차차 더 알고 싶어 하면서 공부를 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입니다. 영국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을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기회여서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왕족, 귀족들은 공부를 해서 예술작품 보는 눈이 키워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늘 보게 되면서 알아서 예술에 대한 폭넓은 시야가 생겼다고 합니다. 되도록 자연스러운 접촉을 통해 아이들의 시야가 넓어지길 바라면서 박물관과 미술관에서의 경험을 많이 하게 합니다. 예술작품을 국민 모두가 볼 수 있게 무료입장을 하게 한 내셔널갤러리의 정신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것에 정답이 없기 때문에 이런 후기도 남겨봅니다. 유튜브 허세미술관과 미술 읽어드립니다 양정무 교수님 이야기를 보시면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관람에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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