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의 방>은 우리나라의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는 공간입니다. 상설전시장 입구 으뜸홀에 입장하여 보이는 계단에서 바로 2층으로 올라가면 사유의 방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유의 방 공간
어둡고 고요한 사유의 방으로 들어서면 끝없는 물질의 순환과 우주의 확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이어진 영상에서 반가사유상이 방황하는 영혼들을 위한 희망의 불빛으로 연출됩니다. 이렇게 시공을 초월한 감각을 일깨우며 걸음을 옮기면 1400년의 세월을 지나 우리 앞에 있는 반가사유상을 만나게 됩니다. 반짝이는 천정 밑에 은은하게 빛나는 반가사유상은 깊은 생각에 잠겨 있으며 고뇌하는 듯 보입니다. 우주만물의 이치를 다 깨달은 것처럼 신비로운 미소를 머금은 모습도 보입니다. 반가사유상을 바라보면서 마음속에 평화와 안식이 느껴집니다.
반가사유상
반가사유상의 모습은 오른발을 왼쪽 무릎에 가볍게 얹고 오른손을 살짝 뺨에 댄 채, 눈을 가늘게 뜨고 오묘한 미소를 지으며 깊은 생각에 잠긴 모습입니다. '반가'는 양쪽발을 각각 다른 쪽 다리에 엇갈리게 앉는 결가부좌에서 한쪽 다리를 내려뜨린 자세입니다. '사유'는 인간의 생로병사를 고민하며 깊은 생각에 잠긴 상태를 의미합니다. 반가사유상은 반가의 자세로 한 손을 뺨에 대고 깊은 생각에 잠긴 불상입니다. 반가의 자세는 수행과 번민이 엇갈리는 순간을 보여주며, 입가에 번지는 미소는 깊은 생각 끝에 도달하는 깨달음의 순간을 보여 줍니다. 즉, 반가사유상은 깊은 생각에 빠진 석가모니의 모습이면서 깨달음을 얻으려 하는 수행자와 보살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금동반가사유상
전시실 왼쪽의 반가사유상은 6세기 후반에 제작되었습니다. 높이 81.5cm, 무게 37.6kg로 날카로운 콧대와 또렷한 눈매, 화려한 장신구, 정제된 옷주름이 특징입니다. 양옆으로 휘날리는 어깨 위의 날개옷은 생동감을 주고, 옷 사이로 살짝 드러난 목걸이와 팔장식은 화려함을 더합니다.
전시실 오른쪽의 반가사유상은 7세기 전반에 제작되었습니다. 높이 90.8cm, 무게 112.2kg으로 단순하고 절제된 양식을 보여줍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반신, 세 개의 반원으로 이루어진 보관의 형태와 두 줄의 원형목걸이가 간결함을 더합니다. 무릎 아래의 옷 주름은 물결치듯 입체적으로 흘러내리며 역동성을 보여줍니다.
반가사유상 소장경위
두 점의 반가사유상에는 삼국시대의 최첨단 주조 기술이 담겨 있습니다. 당시의 금속가공기술이 매우 뛰어남을 알려줍니다. 반가사유상을 언제 어디에서 만들었고, 어느 장소에서 발견되었는지 정확히 밝혀진 단서와 기록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단지, 오른쪽 반가사유상은 신라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오른쪽 반가사유상은 1912년 이왕가박물관이 일본인 고미술상 가지야마 요시히데에게 구입했고, 왼쪽 반가사유상은 같은 해 조선총독부가 골동품수집가인 후치가미 사다스케에게 구입했다고 합니다. 조선총독부 박물관은 1945년 국립박물관이 인수하였고, 이왕가박물관(덕수궁미술관) 소장품은 1969년 국립박물관에 통합되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사유의 방은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평화와 안정, 고요의 순간을 가장 느낄 수 있는 곳이 사유의 방입니다. 2021년 11월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지쳐갈 때 사유의 방이 열렸습니다. 유물이 빼곡히 진열되지 않고, 유물 2점 만을 위한 공간을 넓게 조성하여 명품 전시를 하는 것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우리나라의 국립중앙박물관을 자주 방문하여 고품격 전시관람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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